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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의 게임 시즌4
제1화 두 개의 검

 

훌륭하군요

 

최근에 주조했나 봅니다

 

그렇다

 

발라리아 강철로 검 만드는 건
발라리아 멸망 후로 못 봤어요

 

발라리아 강철을 다룰 줄 아는
대장장이가 셋 남아 있는데

 

그중 가장 뛰어난 자가
볼란티스에 있다기에

 

내가 킹스랜딩으로 불러들였지

 

발라리아 강철은
어디서 났습니까?

 

강철이 필요 없어진
사람한테서

 

오래전부터
그렇게 바라시더니

 

- 이제 두 자루 생겼지
- 두 자루요?

 

원래 검이 지나치게 커서

 

두 자루는
충분히 만들더구나

 

감사합니다, 영광입니다

 

왼팔 훈련을 좀 해야겠군

 

제대로 된 검술사는
양손 다 쓸 줄 압니다

 

그래도 오른손이 낫겠지

 

그렇겠죠

 

왼손으로도 천하무적이라면
상관없지 않습니까?

 

왕의 근위대가 외팔인 건
말이 안 돼

 

금지법이라도 있나요?
전 할 겁니다

 

근위대 서약은
평생 가니까요

 

전쟁은 끝났고
왕은 안전해

 

안전하긴 뭐가 안전합니까?

 

왕의 목을 노리는 자들이
지천으로 깔렸습니다

 

네가 잡혀 있을 동안
다른 기사들이 널 대신했고

 

네가 집으로 돌아간 후에도
계속 그렇게 할 거다

 

집이요?

 

캐스털리락으로 돌아가서
나 대신 통치하거라

 

캐스털리락의 영주는
아버지십니다

 

나는 왕의 핸드로서
여길 지켜야 한다

 

죽어서야 캐스털리락 땅을
밟을 수 있겠지

 

제 별명이 뭔지 아십니까?

 

왕시해자, 변절자, 명예를 잃은 자

 

그런데 또 서약을
어기라는 겁니까?

 

어기는 건 아니지

 

근위대에서 물러난 사람이
없었던 건 아니야

 

그 정도 특혜는
받을 수 있다

 

싫습니다

 

싫다고?

 

 

난 네 의견을 묻지 않았다

 

제 의견은 그렇습니다

 

빌어먹을 명예 때문이라면...

 

빌어먹을 명예는
땅에 떨어진 지 오래죠

 

그래도 싫습니다

 

캐스털리락도 아내도
아이들도 싫습니다

 

그럼 뭘 원하는 게냐?

 

저녁이나 먹고 싶군요

 

40년이나 널
가르치려 애썼는데

 

아직도 모른다면
앞으로도 가망 없지

 

가라

 

명예로운 근위대가 네 꿈이라면
가서 근위대 노릇이나 해

 

검은 놓고 가야겠죠?

 

가져가라

 

가족도 없고 손도 하나뿐인데
몸 지킬 무기는 있어야지

 

돈 지역 인간들은
염소랑도 한다죠

 

그만해

 

제가 보기엔

 

여행객을 만나기엔
술집이 딱인데 말입니다

 

그럼 한쪽이 늦어도
술 마시며 기다릴 수 있잖습니까

 

돈의 왕자를 기다리는 거야
칼잡이 친구 만나는 게 아니라고

 

그렇게 중요한 인간이면
재무장관이나 보냈겠어요?

 

돈의 마르텔 가문과
라니스터 가문의 악연은

 

역사가 꽤 깊지

 

돈의 마르텔 가문에서
라니스터 가문의 피를 보려 든다면

 

재무장관 나리의
피를 보겠군요

 

자꾸 비꼴 것 없어
난 사람 대하는 데엔 선수니까

 

길을 비켜라

 

저기 오는군

 

깃발의 문양이 보이나?

 

노란 공 같은데

 

자줏빛 들판의 야생 레몬입니다
레몬우드의 달트 가문이죠

 

발톱으로 아기를 움켜쥔 독수리는
블랙몬트 가문의 문양이고

 

왕관을 쓴 해골은
맨우디 가문입니다

 

모르는 가문이 없군

 

나도 문양 하나 만들까?

 

마르텔 가문 문양은?
창이 붉은 태양을 찌르는 형태야

 

그건 안 보입니다

 

잘 오셨습니다

 

조프리 전하께서
환영 인사를 전하셨습니다

 

전하의 핸드이신 제 아버지께서도
환영하고 계십니다

 

저는 캐스털리락의
티리온 라니스터

 

재무장관입니다

 

죄송하지만

 

도란 왕자님이
안 보이시는군요

 

왕자님은 건강상의 문제로
선스피어에 머무시기로 했고

 

동생 되시는 오버린 왕자께서
대신 오셨습니다

 

혼인식에 대신 참석하실 것입니다

 

전하께서도 좋아하실 겁니다

 

왕자님 같은 용맹한 전사께서
혼인식을 빛내 주신다면 말이지요

 

그렇소?

 

오버린 왕자께선
어디 계십니까?

 

해 뜨기 전에 도착하셨소

 

환영 인사 같은 걸
즐길 분이 아닙니다

 

그렇군요

 

여러분

 

도시 경비대 대원들이
붉은 성까지 호위할 겁니다

 

먼 길 오시느라
힘드셨나 보군요

 

사람 상대하는 데엔
선수라면서요

 

어디로 갑니까?

 

오버린 왕자 찾아야지
사람 여럿 죽이기 전에

 

이렇게 큰 도시에서
사람 하나를 어떻게 찾아요?

 

웨스터로스 여자 절반을
건드린 난봉꾼이

 

2주나 말을 타고 여행했다면
어디부터 갔을지 뻔하잖아

 

저라면 잠부터 잘걸요
이제 좀 늙어서요

 

얘 좀 봐

 

꽤 예쁘지?

 

예쁘네요

 

그런데 창백해요

 

피부가 창백하다는 건
곱게 자랐다는 뜻이지

 

내가 무섭나?

 

어때?

 

숫기가 없네요
그런 애는 지루한데

 

넌 좀 달라 보이는데, 맞나?

 

당신이 좋은가 봐

 

보는 눈이 있네

 

넌 좀 적극적인가?

 

굉장한걸

 

여자를 좋아하나?

 

이런 미인이라면 좋죠

 

얘가 괜찮겠어

 

알겠습니다, 아가씨

 

아가씨는 무슨 아가씨

 

저로선 예의를 갖춘 겁니다

 

어쨌든 거짓말이잖아

 

그냥 솔직히 얘기해
나 서녀야

 

얘는 매춘부고

 

넌 뭐지?

 

뚜쟁이?

 

다른 아이들은 어떠십니까?

 

나머지 둘은 내보내

 

넌 남아라

 

저는 그러려고
들어온 게 아닙니다만

 

새끼손가락 밑에 있으면
말 다 했지

 

옷 벗어
좀 오래 있을 거다

 

- 나리
- 왕자다

 

왕자와 해 본 적 있나?

 

그런 적은 없지요

 

제가 좀 많이 비쌉니다만

 

옷 벗어

 

어떻게 해 드릴까요?

 

내가 해

 

그렇게 말했네
그렇게 말했네

 

캐스타미어의 영주는
그렇게 말했네

 

하지만 이제 빗줄기만

 

오버린

 

성에 남아 흐느끼고

 

그러지 말아요

 

들어 줄 이 없어라

 

하지만 이제 빗줄기만

 

성에 남아 흐느끼고

 

들어 줄 이 없어라

 

길이라도 잃으셨나?

 

쳐다봐서 미안하군

 

내가 사는 곳엔
라니스터 족속이 잘 없거든

 

킹스랜딩에도
돈 출신은 별로 없어

 

냄새 때문에 잘 안 오지

 

얼른 가요

 

저 여자 좀 봐

 

더 조용한 방으로
안내하겠습니다

 

돈 인간한테 주기엔
아까운 여자잖아

 

염소 한 마리랑
올리브유면 될 텐데

 

왜 온 세상이
라니스터를 싫어하는지 아나?

 

돈도 많고

 

황금사자 기장을 휘두르고 다니니
대단한 사람이라도 된 것 같지?

 

비밀 하나 말해 줄까?

 

넌 황금사자가 아니야

 

굼떠서 칼 하나 제대로 못 뽑는
투실투실한 인간이지

 

접근전에서 장검은
그리 좋은 선택이 아니야

 

내가 이 단검을 빼면
네 친구가 피를 많이 흘릴 거다

 

손목엔 혈관이 많거든

 

바로 치료받으면
살 수 있을 거야

 

그러니...

 

결정해

 

오버린 왕자님
문제가 좀 있다고...

 

들었습니다

 

미안하군

 

킹스랜딩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이쪽은 내 연인
엘라리아 샌드

 

왕의 난쟁이 삼촌인
티리온이야

 

타이윈 라니스터의 아들이지

 

킹스랜딩에 머무시는 동안
편히 모시도록...

 

넌 뭐지? 자객인가?

 

처음엔 그랬지만
지금은 기사입니다

 

어떻게 그렇게 됐지?

 

죽일 놈들을 잘 죽였으니까요

 

여자 몇 더 들여보내
여자들 알지?

 

당신도 함께 하겠소?

 

지금은 혼인한 몸입니다

 

오버린 왕자님
따로 말씀 좀 나누실까요?

 

라니스터 가의 매음에
잘못 발을 들였군

 

- 손님은 안 가립니다
- 돈 출신이라도?

 

혼인식을 위해 먼 길 와 주셔서
전하께서도 기뻐하고 계십니다

 

솔직하게 얘기합시다
열 좀 받았을 텐데

 

고작 차남 따위가 왔으니까

 

같은 차남으로서 말씀드리자면

 

저도 가문의 골칫덩이 취급을
많이 받았습니다

 

킹스랜딩에는 왜 오신 겁니까?

 

혼인식에 초대됐으니까

 

솔직하게 얘기하자면서요

 

아주 오래전에
킹스랜딩에 온 적이 있소

 

그때도 혼인식이었지

 

내 누님인 엘리아와
마지막 용 라에가 타가리옌

 

누님은 그자를 사랑했고

 

아이들도 낳았소

 

안고, 업고, 모유도 직접 먹였지

 

유모한테 맡기는 법이 없었소

 

그런데 그 고귀하신
라에가르 타가리옌께서

 

다른 여자한테 가 버린 거요

 

그 일로 전쟁이 벌어졌고
그 전쟁은 여기서 끝났소

 

당신 아버지의 군대가
킹스랜딩을 차지했지

 

저는 그 당시...

 

아이들을 난도질했다더군

 

내 조카들을

 

조각조각 토막 내서
라니스터 가의 망토로 쌌소

 

그리고 누님에겐 어떻게 했는지 아시오?

 

묻고 있잖소

 

소문을 듣긴 했습니다

 

나도 들었지

 

'산'이라 불리는
그레거 클리게인이

 

누님을 겁탈하고
검으로 몸을 두 동강 냈다는 거요

 

전 그 자리에
없었기 때문에...

 

'산'이 누님을 죽였다면
그건 당신 아버지 지시요

 

가서 내가 왔다고 전하시오

 

빚지고 못 사는 건
라니스터 가문뿐이 아니오

 

녀석들은 용입니다

 

길들일 수 없죠

 

어머니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바리스탄 경

 

칼리시님

 

다리오 나하리스는요?
회색 벌레는 어디 있죠?

 

내기 중입니다

 

내기요?

 

미사, 미사!

 

미사!

 

미사, 미사

 

언제부터 저러고 있었지?

 

자정부터입니다

 

회색 벌레가 꽤 세긴 한데
팔이 떨리기 시작했군요

 

이 어리석은 내기의
상품이 뭐지?

 

머린까지 가는 동안
칼리시님 옆을 지키는 영광입니다

 

그 영광은 조라 기사와
바리스탄 기사의 몫이다

 

날 기다리게 하지 않았으니까

 

너희는 말미에서
가축을 돌보도록 해라

 

더 오래 드는 자는
새로운 여왕을 찾아야 할 거다

 

저 여자를 좋아하나?

 

그것참 안타깝군

 

당신 참 어리석군요
다리오 나하리스

 

뇌가 없는 편이 낫지

 

물건이 없는 것보단

 

뭐든 드셔야 해요

 

비둘기 파이예요

 

됐어

 

레몬 케이크는요?

 

됐어

 

좋아하시는 거잖아요

 

뭐 좀 드시게 하세요

 

부인, 뭐든 좀 들어요

 

먹고 싶지 않아요

 

아내와 단둘이 있고 싶은데

 

좀 드셔야 합니다

 

굶어 죽게 둘 수는 없소

 

당신을 지키겠다고 맹세했으니까

 

부인

 

남편으로서 돕게 해 주시오

 

어떻게 도와주실 거죠?

 

그건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해 보겠소

 

밤새 천장을 바라보며
뜬눈으로 지새웠어요

 

가족의 죽음을 생각했어요

 

나이트셰이드 진액이
불면증에 좋다더군

 

오라버니는
어떻게 됐는지 아세요?

 

다이어늑대의 머리를
오라버니 목에 꿰맸대요

 

어머니는

 

목을 깊이 베고
강에 버렸다더군요

 

부인 가족이 당한 일은
끔찍한 범죄요

 

당신 오라버니는 좋은 사람이
분명한 것 같지만 잘 알지는 못했소

 

그리고 당신 어머니는
존경스러운 분이셨지

 

날 처형하려 하셨지만
존경스러운 분이셨소

 

강한 분이셨다오

 

자식들을 보호해야 할 때는
그 누구보다도 강해지셨소

 

산사

 

어머님께선 부인이
잘 살기를 바라는 거 알잖소

 

괜찮으시다면
신수에 좀 가 보겠습니다

 

그렇게 하시오
기도하면 도움이 된다고 들었소

 

이제 기도 안 해요

 

사람들이 절 내버려두는
유일한 곳이라 가는 거죠

 

나의 사자

 

뭐 하는 거야?

 

뭐 하는 것 같아요?

 

이리 와요

 

내가 몇 번을 말해? 여기 오면 안 돼

 

나도 알아요
이러면 위험하다는 거요

 

날 잊었어요?
얼마나 오래됐는지 알아요?

 

잊을 리가 없잖아

 

난 당신을 원해요
당신은 안 그래요?

 

지금 상황이 좀 안 좋아

 

무슨 상황이요?

 

내 조카가
날 죽이려 들고

 

내 아버지는
내 아내의 가족을 몰살시켰고

 

오버린 마르텔은
라니스터 가문에 이를 갈아

 

그러지 말고 좀 쉬어요

 

나랑 쉬고 싶지 않아요?

 

왜 이래요?

 

말했잖아
지금은 때가 안 좋아

 

좋은 때가 있긴 해요?

 

어린 신부가 생겼잖아요

 

셰이

 

산사를 사랑해요?

 

사랑하냐고?

 

잘 알지도 못하는 어린애고
날 싫어해

 

그게 대답이에요?

 

사랑할 리가 없잖아

 

날 떼어 내려고 했잖아요

 

떼어 낸다고?

 

다이아몬드 갖고
꺼지라는 뜻 아니에요?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떠나길 바란다면
떠나라고 해요

 

말하라니까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잖아

 

내가 곁에 있길 원해요?

 

대단한 작품이군요

 

아주 정교합니다

 

그렇게 마음에 들면
한쪽 손 자르고 붙이든지

 

하나하나 지시하느라 며칠 동안
대장장이 옆에 붙어 있었어

 

며칠?

 

오후에 잠깐씩

 

좀 어떠십니까?

 

갈고리가 쓸 데는 많을 텐데

 

그게 더 우아해

 

다른 일도 도와줘서 고마워요

 

증상은 좀 나아지셨습니까?

 

싹 없어졌어요
빚을 졌네요, 카이번 현사

 

현사는 아닙니다만
언제든 기꺼이 도와 드리겠습니다

 

괴이한 작자야

 

난 마음에 들어

 

실력이 좋잖아

 

증상은 또 무슨 소리야?

 

넌 신경 안 써도 돼

 

진찰한답시고
몸에 손도 댔어?

 

질투 나?

 

놀라워서 그러지
파이셀은 끔찍이 싫어하잖아

 

그 늙은 색마가
내 몸에 손대게 두라고?

 

그 인간한텐
죽은 고양이 냄새가 나

 

죽은 고양이 냄새를 알아?

 

파이셀 냄새랑 똑같지

 

술을 좀 많이 마시는군

 

- 그래
- 어째서?

 

글쎄

 

너는 네드 스타크와
싸움을 벌이고는 사라져 버렸고

 

남편은 사냥 나갔다가
불운의 사고로 죽었잖아

 

많이 힘들었겠군

 

외동딸은 돈에 보냈고
적에게 포위도 당했었어

 

오래는 안 갔잖아

 

짧은 시간이었지만
목숨까지 위험했지

 

이제 내 큰아들은 하이가든의
약아빠진 계집과 결혼할 거고

 

난 그 애 오빠랑 결혼해야 하는데
남자를 좋아한다더군

 

아버지가 나와 연을
끊으시려나 봐

 

이제 너뿐인데
그럴 리가 없잖아

 

티리온은 잊었어?

 

계속 근위대로
일하려는 건 아니지?

 

근위대에 남아 있으면
여기서 계속 살 수 있잖아

 

붉은 성에서
우리 둘이 함께

 

- 지금은 싫어
- 난...

 

그럼 언제가 좋아?
나 돌아온 지 여러 주 됐어

 

뭔가 변했군

 

모든 게 변했어

 

한참 만에 한 손은 잘린 채
돌아와서는 사과도 안 하고

 

전과 같을 걸 기대해?

 

내가 왜 사과해야 하지?

 

날 떠났으니까

 

나라고 갇혀 있고 싶었겠어?

 

어쨌든 여기 없었잖아

 

날 혼자 내버려 뒀어

 

감옥에 갇혀 있는 동안
매일 탈출을 계획했어

 

너한테 오려고
사람들을 죽였다고

 

너무 오래 걸렸어

 

난...

 

무슨 말이야?

 

너무 오래 걸렸다고

 

- 물러가!
- 들어와라

 

죄송합니다

 

중요한 일 있으면
바로 오라고 하셔서요

 

까마귀를 혼자 다 죽이게?

 

사타구니나 긁으며
멍하니 앉아 있게요?

 

맨스의 지시를 기다려야지

 

장벽에 사람 보낸 지도
오래예요

 

지금까지 안 오면
안 오는 거죠

 

그래서 뭐 어쩌자고?

 

우리끼리
검은 성에 쳐들어갈까?

 

병력이 천 명쯤 된다고
그 잘난 까마귀가 말했잖아

 

거짓말만 하는 놈이에요

 

놈이다?

 

'놈이었다'가 더 맞지 않나?

 

화살을 세 개나 명중시켰다더니

 

진짜예요

 

200m 거리의 토끼 눈까지
관통시키는 너야

 

그놈이 아직 살아 있다면

 

네가 살려 준 거다

 

텐족이군

 

지긋지긋한 놈들

 

맨스가 보냈나?

 

우릴 어떻게 찾았지?

 

어째서 북쪽이 아니고
남쪽에서 나타나지?

 

길을 좀 돌아왔거든

 

오는 길에 어떤 마을에서
저녁도 먹고 왔다

 

이쪽 고기는
왜 이렇게 맛있지?

 

장벽 너머 고기보다
훨씬 맛있어

 

많이 드시지

 

여기선 사람이나 짐승이나
잘 먹어서 그런가?

 

뚱뚱하고 게을러

 

우리한텐 잘된 거지

 

우리 오는 걸 몰랐나?

 

워그가 죽었나 보군

 

애송이 까마귀도
있었던 것 같은데

 

그자도 죽었나?

 

맨스가 묻는다면 답하겠지만
네 물음엔 답하지 않겠다

 

여자는 네 건가?

 

난 누구 소유도 아니야

 

너무 말랐군

 

검은 성의 까마귀들은
통통하던데

 

그자들은
먹을 것에 둘러싸여서

 

얼굴이 터지도록 햄이며 소시지며
스튜 같은 걸 처넣거든

 

살이 통통하게 올라서
기름기가 줄줄 흐르지

 

우리가 잘 안 맞는 건 알지만

 

딱 한 번만

 

죽기 전에

 

까마귀 고기 한번
먹어 보지 않겠나?

 

당겨라!

 

쏴라!

 

마지막으로 본 건
윈터펠의 안뜰에서였어

 

그러더군
'다음에 만날 땐'

 

'검은 옷을 입고 있겠구나'

 

난 평생 롭을 시기했어

 

아버지께서 롭을 보는 눈빛이
정말 부러웠지

 

뭐든 나보다 잘했어

 

싸움도, 사냥도

 

승마도

 

여자도

 

여자들이 어쩔 줄을 몰랐어

 

미워하고 싶었는데
그게 안 되더군

 

나도 가끔
널 미워하고 싶어

 

넌 뭐든 나보다 잘하잖아

 

읽는 것만 빼고

 

저기...

 

준비 다 됐대

 

날 못 죽여 안달이더니
드디어 기회가 왔군

 

넌 안 죽어
잘못한 거 없잖아

 

잘못한 거 많아

 

쿼린 반쪽손을 살해했다는 걸
인정하는 건가?

 

살해한 게 아닙니다

 

아니라고?

 

야경대 동료의 몸에
검을 꽂았다면서

 

그럼 그건 뭐지?

 

죽여 달라고 했습니다

 

반역자의 서자한테
뭘 기대하겠소

 

반쪽손은 맨스를 막을 방법은
첩자를 심는 것뿐이라고 했습니다

 

반쪽손을 잘 아는 것처럼
말하지 마라

 

내 형제였다

 

장벽 수호를 위해
뭐든 한단 것도 아시겠군요

 

자유인에게 헛되이 죽느니
차라리 제 손에...

 

자유인?

 

저 말 좀 들어 보시오
이젠 말도 야인처럼 하잖소

 

네, 야인처럼 말합니다

 

야인들과 밥을 먹었고
야인들과 장벽을 넘었고...

 

야인 여자를 품었습니다

 

서약을 깼다는 걸
인정하는 건가?

 

그렇습니다

 

규칙은 규칙이니
처형해야 합니다

 

여자를 품었다고
다 처형했다가는

 

장벽은 목 없는 병사들이
지켜야 할 거요

 

매음굴에 몰래 숨어드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적과 동침한 것 아닙니까

 

제 잘못을 따지는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맨스 레이더는 10만 병사를 이끌고
장벽을 넘고 있을 겁니다

 

그럴 리가 없다

 

야인들은 50놈만 모여도
서로 죽이느라 정신이 없어

 

10만 명 맞습니다

 

텐족, 뿔발족, 얼음강 부족을
통합했고

 

거인족까지 휘하에 들였죠

 

거인족?

 

장벽 너머에 가 보셨습니까?

 

난 킹스랜딩의 도시 경비대
사령관이었어

 

그런데 여기 계신 걸 보면
일을 잘 못 하셨나 봅니다

 

이놈이 감히!

 

이미 장벽을 넘어온
야인들도 있습니다

 

토문드라는 자가 지휘하는데
제가 워그와 세 놈을 죽였습니다

 

전 화살을 여러 발 맞았죠

 

그들은 남쪽에서 검은 성을 치고
맨스는 북쪽에서 칠 예정입니다

 

공격 신호는 봉화입니다

 

북부인들이 본 적 없는
큰불일 거라고 했습니다

 

그게 사실입니다

 

모두 사실이죠

 

절 처형하실 겁니까?
아니면 전 자유입니까?

 

우리에게 자유란 없네

 

야경대 대원이니까

 

하지만 오늘 자네 목을
치지는 않을 것이야

 

가 보게

 

사령관 대행은 접니다
에이몬 현사님

 

그렇지

 

저 서자 놈은 못 믿겠습니다

 

모두 사실이야

 

거짓과 진실을
잘 가려내시던데

 

그런 힘은
어디서 얻으신 겁니까?

 

킹스랜딩에서 자랐잖나

 

아니, 아니야
황소한테나 어울리겠군

 

네 할아버지가
이런 걸 선물한 적이 있다

 

내 51번째 영명 축일이었지

 

혼인식까지 보름 남았는데
전부 안 된다고 하시면 어떡해요

 

그게 무슨 소리니

 

예쁜 아가들아
킹스랜딩의 보석상으로 가거라

 

너희가 누군지
누가 보냈는지 말하고

 

제일 예쁜 목걸이를
가져온 사람에게

 

두 번째로 예쁜 걸 주마

 

보름 후 왕비가 될
마저리 티렐에게 영감을 받아

 

아름다운 노래들이
탄생할 거다

 

저런 쓰레기 같은 걸
목에 걸 수는 없어

 

조프리한테
골라 달라고 할까 봐요

 

참새 머리로 만든 목걸이를
걸치게 되겠죠

 

입조심해라
나랑 둘이 있을 때도 마찬가지야

 

이런 세상에

 

부인, 아가씨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저는 타스의 브리엔입니다

 

잘 알고 있다오
얘기를 많이 들었지요

 

들었는데도 정말 놀랍군요

 

이렇게 근사할 수가 있나

 

정말이지 늠름하구려

 

내 어리석은 손자 녀석을
제대로 때려눕혔다고 하던데

 

많이 바쁘신 건 압니다만

 

말씀 좀 나눌 수 있을까요?

 

거절은 안 하겠지?

 

그림자요?

 

그 그림자의 얼굴은
스타니스 바라테온이었습니다

 

모든 신을 걸고
맹세할 수 있습니다

 

스타니스였습니다

 

그자가 렌리의 심장에
검을 꽂고 사라졌습니다

 

언젠가는 전하를 위해
복수할 겁니다

 

지금 전하는 조프리예요

 

- 나쁜 뜻은 아니었습니다
- 기분 안 나빠요

 

근위대 전원이 움직일 겁니다

 

보로스는 여길 맡고

 

프레스턴은
여기 이쪽을 맡을 겁니다

 

혼인식장을 지키는 거죠

 

전하

 

그래요, 보초 세웁시다
계속하세요

 

멀린이 마저리 아가씨와 토멘을
호위할 겁니다

 

그동안 제가
전하를 호위했습니다

 

대장님께서
안 계실 동안 말입니다

 

고맙군, 멀린

 

어쨌든 좋아요
별일은 없을 테니까

 

백성들은 전하를 사랑합니다
누구 덕에 먹고 사는지 잘 알죠

 

마저리 티렐 덕이라고 하던데

 

내가 허락한 겁니다

 

전쟁을 승리로 이끈 게
나라는 건 다들 알아요

 

전쟁은 안 끝났습니다
스타니스가 살아 있으니까요

 

내가 블랙워터 전투에서
스타니스를 물리쳤습니다

 

외숙께서 계셨으면
더 좋았겠죠

 

송구스럽습니다, 전하
좀 바빴습니다

 

잡혀 있느라 바빴겠지요

 

이게 그 유명한
'형제의 서'로군요

 

훌륭한 근위대원들의
무용담을 쓴 책이라죠

 

아서 데인 기사

 

'아침의 검'

 

킹스우드 형제단과
전투를 벌였고

 

단 한 번의 전투로
미소의 기사를 제패했군요

 

'거구' 던컨 기사

 

던컨 기사는
4쪽이나 되네요

 

대단한 사람이었나 보군요

 

그렇다고 합니다

 

제이미 라니스터 기사

 

누가 외숙의 활약 적는 걸
깜빡했나 보군요

 

시간은 아직 많습니다

 

그런가요?

 

손 하나 잘린
마흔 살짜리 기사한테요?

 

손 하나로 날 지키겠다고요?

 

이제 왼손을 쓰게 될 테니
도전 의식도 좀 생기는군요

 

머린에 가 봤나?

 

크라즈니스 주인님과
여러 번 가 봤습니다

 

어땠지?

 

피라미드를 만들면서
노예 1천 명이 죽어 갔다더군요

 

한때 노예였던 병사들이
머린으로 진군하고 있는데

 

머린의 지도자들이
걱정하고 있을까?

 

머리가 있다면
그럴 겁니다

 

행렬 맨 끝에서
따라오라고 했을 텐데

 

그렇습니다만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전략에 관한 겁니다

 

그럼 이만

 

전략에 관한 얘기란 게 뭐지?

 

황혼의 장미입니다

 

말도 못 타고
행렬 끝에서 걷고 싶나?

 

그리고 이건 아미초입니다

 

신발 없이 걷게 해 줘?

 

통치하려면
그 지역을 잘 알아야죠

 

그 지역에서 나는
풀, 강, 도로

 

사람들에 대해서요

 

황혼의 장미로 만든 차는
머린 사람들에겐 해열제입니다

 

차를 타는 노예들은
아주 잘 알죠

 

그들을 이끌려면
그들의 세상에 들어가야 합니다

 

전략이죠

 

이건 하피의 황금인데

 

이걸론 차를 못 끓입니다
아름답지만 독이 있거든요

 

도박을 즐기는 모양이군

 

물러가겠습니다

 

머린까지 1.5km마다
저런 표지판이 있습니다

 

머린까지 거리가
얼마나 되죠?

 

앞으로 163개는
더 보게 될 겁니다

 

더는 눈에 안 띄게
미리 가서 묻도록 하겠습니다

 

그러지 마세요

 

저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모두 볼 겁니다

 

목줄은 빼고 묻어 주세요

 

저기 계시네

 

그래, 저기 있군

 

그래서?

 

약속했잖아

 

스타크 가문의 딸들을
죽은 엄마한테 데려다 주라고?

 

지켜 주기로 했잖아

 

아리아 스타크는
아버지가 죽은 후로 안 보여

 

어디 있는 것 같아?

 

분명 죽은 거야
죽은 애를 어떻게 지켜?

 

산사 스타크는
산사 라니스터가 됐어

 

상황이 좀 복잡하지

 

복잡하다고
맹세를 안 지킬 건가?

 

어쩌란 거야?

 

동생 아내를 납치하라고?
여기보다 안전한 곳도 있나?

 

킹스랜딩이 산사 아가씨께
안전한 곳이라고 장담할 수 있어?

 

혹시 우리 먼 친척 아닐까?

 

돌아온 후로 라니스터 가 인간들이
날 아주 못 잡아먹어 안달이거든

 

당신도 피가 섞였을지도 몰라

 

머리 색깔도 그렇잖아
생긴 건 좀 다르지만

 

괜찮습니다, 괜찮아요

 

취했군요

 

 

그래야 견딜 수 있습니다

 

한때는 기사였는데
이제 밥벌레가 됐으니까요

 

저를 모르시는군요

 

돈토스 기사님

 

전하의 영명 축일 때 뵀죠
못 알아봐서 죄송해요

 

사과는 하지 마십시오

 

제가 이렇게 밥벌레로라도
살아 있는 건 아가씨 덕분입니다

 

누구라도 그렇게 했을 거예요

 

아가씨만 나서셨죠

 

어떻게도 못 갚을 겁니다
생명의 은인이시니까요

 

이건

 

이건 제 목숨보다
더 값진 물건입니다

 

제 어머니께서
조모님께 받으신 겁니다

 

홀라드 가문도
한때는 번창했지요

 

점점 번성하고 있었는데

 

이제 남은 건
그것뿐입니다

 

저 같은 한심한 술꾼들이
그리 만든 것이지요

 

이건 받을 수 없어요

 

정말 고마운 일이지만, 안 돼요

 

제게 달리 남은 건 없습니다

 

그것뿐입니다

 

받아서 착용해 주십시오

 

제 가문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다시 한 번
빛을 보게 해 주십시오

 

자랑스럽게 목에 걸게요
돈토스 기사님

 

내 말은 언제쯤
구해 줄 거야?

 

조랑말이라도 타고 싶은가?

 

냄새를 못 참겠어서 그래

 

말 구하기가 쉬운 줄 아나?

 

쉽게 구한다 해도
네게 말을 줄 수는 없지

 

내게 남은 유일한 돈줄을
놓치고 싶진 않거든

 

돈이 왜 없는 건데?

 

조프리한테서
아무것도 안 훔쳤어?

 

그래

 

머리가 잘 안 돌아가나 보네

 

도둑질은 안 해

 

어린애 죽이는 것보다
도둑질이 더 나쁘다?

 

사내한텐 신조가 있는 법이야

 

내가 달아날 것 같아?

 

어디로 가지?

 

당신 없으면 난 바로 죽음이야
이제 가족도 없다고

 

베일에 네 이모가 있어
돈 많은 리사 이모

 

나한테 네 몸값을 지불해도

 

조랑말 한 마리 사 줄 정도는
돈이 남을 테니 걱정 마

 

배고파, 당신도 배고프잖아

 

말이 다섯 마리면
남자가 다섯인데

 

빈속에 죽이기엔
좀 많은 것 같군

 

저 인간 알아

 

키 작은 놈 이름은 폴리버야

 

우릴 잡아서
하렌할로 데려갔었지

 

로미를 죽였어

 

로미는 또 뭐야?

 

내 친구야

 

폴리버가 내 검을 뺏어서
로미의 목을 찔렀어

 

아직 갖고 있군

 

뭘?

 

내 검, 니들 말이야

 

니들?

 

검에 이름도 붙이나?

 

그런 사람 많아

 

계집들이나 그렇겠지

 

뭐야? 이리 와!

 

오라버니한테 받은 검이야

 

- 이리 오라니까
- 내 친구를 죽였어

 

네 친구를 삶아 먹었다고 해도
저 안엔 안 들어가

 

거참, 이제 포기해

 

이리 오래도

 

- 나도 좀 만져 보자
- 내 거야

 

이리 와

 

부탁입니다, 착한 아이예요

 

닥치고 술이나 더 가져와

 

그러면 볼일만 보고
데려가진 않겠다

 

아는 얼굴이군

 

사냥개잖아

 

이 친구한테도
술 좀 내와

 

북부에는 무슨 일이지?

 

내가 묻고 싶은 말이군
여기서 뭐 하는 거지?

 

전하를 위해 일하고 있지

 

전쟁 끝났는데 뭐하러?

 

그렇다더군

 

블랙워터에서 스타니스를 무찔렀고
롭 스타크는 트윈스에서 죽었어

 

난 그동안 어디 있었냐고?
당신 형하고 엮여 있었지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는 마

 

기분 안 나빠

 

'산'은 괜찮은 친구야
실력이 아주 뛰어나지

 

그런데 그 끝없는 고문이라니

 

사람한테 망치질을
많이 하다 보면

 

의자 만드는
목수라도 된 기분이 들지

 

그래서 재미가 하나도 없어

 

재미를 좀 봐야 신 나잖아

 

재미는 좀 보는 모양이구먼

 

뭐 그저 그렇지, 좀 심심해

 

이렇게 하지

 

우리랑 같이 다니는 거야

 

저런 인간들은
감춰 둔 재산이 많거든

 

금, 은, 딸내미들

 

입만 열게 하면
다 내 차지야

 

킹스랜딩까지 가는 길에
저런 인간은 널렸어

 

당신도 맘에 들 거야
우리도 많이 즐겼거든

 

난 킹스랜딩으로 안 가

 

생각해 봐
어디서든 마음대로 할 수 있어

 

우린 왕의 병사들이잖아

 

조프리 왕이라면
다 통해

 

우리 말이라면
다 통하는 거지

 

왕 좋아하시네

 

조프리의 사냥개가 블랙워터 전투에서
꼬리를 감췄다고 들었는데

 

믿지 않았었지

 

- 그런데 정말이었군
- 맞아

 

닭고기 한 마리 가져와 봐

 

- 고기 살 돈은 있나?
- 넌 돈 내고 먹나?

 

아니

 

하지만 우린 왕의 병사야

 

돈 있나?

 

한 푼도 없어

 

그래도 닭고기는 먹어야겠군

 

좋아

 

교환하지

 

닭 한 마리랑
이 계집이랑

 

맛 한번 보고 싶은데

 

로웰은 별로 경험 없는 애들을
좋아하거든

 

말 참 많군

 

말 많은 인간이랑 있으면
목이 마르단 말이야

 

배도 고프고

 

닭 두 마리는 먹어야겠어

 

상황 파악이
잘 안 되나 보군

 

네 그 더러운 입에서
한 마디라도 더 나오면

 

여기 있는 닭고기를
전부 먹어 치워 주지

 

왕을 위해 살았던 자가

 

닭고기 때문에 죽겠다고?

 

누군가는 죽겠지

 

다리에 문제가 있나, 꼬마?

 

그게 무슨 말이야?

 

못 걸어?

 

안고 가야 하나?

 

나를?

 

이거 꽤 괜찮군

 

이 쑤시기 딱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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